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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생포 (1990)

홍콩의 한 여행사에서 모집한 필리핀 관광단에는 노인부부와 어린손자, 여대생, 호스티스, 뒷골목건달, 청원경찰, 회사원 등 30여 명에 이르렀고 미모의 안내원 온벽하의 인솔로 홍콩을 출발, 즐거운 여행길에 오른다. 필리핀 현지 안내를 맡은 증지위는 홍콩계 필리핀 교포로, 사전에 짜여진 계획에 따라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한껏 선사하고 있었다. 그러나 즐거움도 한때, 신인민군인 반군들에게 관광버스를 탄채 피납, 그들의 아지트인 어느 밀림속에 감금당하는 신세가 된다. 필리핀 정부군에 체포된 반군의 두목과 교환키 위한 인질인 것이다. 관광객들에게 밀려드는 공포는 가히 상상도 못할 지경이다. 썩은내 나는 음식, 독벌레의 내습, 언제 어떻게 희생될지 모를 일촉즉발의 위기감. 이런 상황 보다는 반군들의 지능적이고 악랄한 공포분위기가 더 무서울 지경이었다. 필리핀과 홍콩정부측에선 인질들을 구출하려고 온갖 노력을 기울이나, 이미 반군 두목이 고문으로 사망한 뒤라 위장교환을 반군들에게 제시할수밖에 없었다. 반군들로부터 "자기 두목과 상호교환키로 합의됐으니 곧 무사히 석방될 것이다"라는 말에 모두는 서로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지만...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 날도 석방은 커녕 더이상의 잔인한 방법만이 동원되며, 여대생 한명과 그의 남자 친구가 살해 되고 만다. 또 권총에 실탄 한발만을 장진하고 자기들끼리 돌아가면서 쏘라는 식의 최악의 방법까지 동원되기에 이른다. 오직 살수있는 길이란 탈출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관광객들은 기회를 포착, 위험천만의 탈출극을 전개한다. 잇달은 아슬아슬한 고비를 넘기며 안전지대를 향해 피신해 가지만 너무많은 희생에 일행의 슬픔은 갈수록 더해만 간다. 즐거워야할 관광이 피비린내 나는 전장의 도가니가 될줄이야. 결국 30여 명의 관광객 중 살아남은 사람은 불과 5-6명 정도에 불과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