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 (1991)
머슴인 만석은 진사의 외동딸 선례를 사모한다. 선례가 초례를 치르던 날, 만석은 거부하는 선례를 끌고 도망쳐 산속에서 새 삶을 시작한다. 그런데 1년 뒤 6.25가 터지자 만석은 땅 몇 마지기에 대리입대하고, 분단으로 그가 죽은 줄로 여긴 선례는 어린 딸 꽃실을 외면한 채 외간남자를 따라나선다. 군에서 돌아온 만석은 남의 손에서 자라던 꽃실을 데려와 15년간 사랑과 정성으로 기른다. 그러나 꽃실 역시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뒤로 한 채 사랑하는 남자를 따라 도회지로 도망친다. 차례로 만석을 배신하고 떠나버린 모녀. 꽃실을 기다리던 만석은 끝내 전국 방방곡곡으로 찾아나선다. 그리고 몇 년 후 한 선술집에 들른 만석은 서로 모른 채 작부와 포주가 된 꽃실과 선례를 만난다.